내가 뇌를 처음 열었을때: 뇌에 관한 사실들
내가 뇌를 처음 열었을때
내가 뇌를 처음 열었을 때
-라훌 잔디얼
초등학교때 반에 지체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었던 적이 있다. 나는 그때부터 뇌라는 부위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대체 저 단백질 덩어리는 어떻게 생겼길래 이렇게도 민감한 것일까?’ , ‘지금 나는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 까?’ 안타깝게도 주변에 뇌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없었고, 나의 호기심은 금방 식어갔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나의 모든 궁금증이 해결될것 같았지만, 오히려 뇌라는 존재에 대해 더욱 큰 의문들이 생겨났다. 어쩌면 이것이 뇌과학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러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 충분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뇌에서 발작이 일어나는 소녀에 관한 이야기였다. 소녀는 희귀병으로 인해 좌뇌에서만 발작이 일어나 잘못하면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결국 좌뇌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하였는데, 놀랍게도 소녀는 정신적 활동과 우측 몸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부분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흔히 뇌 부위에 따라 담당하는 영역이 다르다고 배우지만, 과연 정말로 뇌에 특정한 작업을 담당하는 부위가 존재할까? 우리가 반복을 통해 습관을 형성하고, 학습을 하는 것처럼 뇌 부위들 또한 “학습”의 과정을 거친다면 스스로의 영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우리가 뇌 학습을 통해 뉴런들을 길들일 수 있다면, 정신적 장애로부터 한발자국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두번째는 한 스페인어 강사에 관한 이야기 였다. 스페인어 강사는 뇌 안쪽에 종양이 생겨, 대뇌를 절개하고 들어가야만 종양을 제거할 수 있었다. 결국 환자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뇌에 약간의 전기 충격을 가하며 뇌의 안전부위와 안전하지 않은 부위들을 찾아 나가야 했다.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대뇌의 언어 담당 영역 일부만을 제거하게 되었는데, 환자는 신기하게도 영어는 전혀 구사하지 못했지만 스페인어는 동일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처음 학습을 할때는 대뇌전체 에서 뉴런의 자극이 일어나지만, 그것을 반복할수록 대뇌의 한 부위에서만 일어나게 된다고 한다. 즉 뇌는 스스로 효율적으로 뉴런들을 재정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익숙해 지지 않거나 노력해도 어려운 일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만약 우리가 뇌가 스스로 자리를 잡아 갈때까지 반복한다면, 어느 순간 우리는 이미 그것에 익숙해진 스스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것이 “배웠다”라는 순간이 아닐까?
책에선 흔히 알려진 뇌 상식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준다.
1. 아침을 먹어야 뇌가 잘 작동된다.
과학적인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뉴런간의 연결을 강화시키기 위해선 일주일에 2~3회 정도 한끼 단식을 추천한다.
2. 뇌가 늙지 않기 위해선 학습을 멈추지 마라
뇌의 인지비축분이 많을수록 뇌의 뉴런 퇴화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
3. 우울증은 전기치료로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우울증을 앓아 전혀 표정이 나타나지 않았던 환자는 뇌의 전기충격을 통해 우울증이 나았다고 한다.
이 책은 실제 사례들을 통해 조금은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더욱 뇌과학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갖고 책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뇌과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